설레이는 봄의 봉골레

오늘은 참으로 이상한 날이다. 마시지도 않은 술에 취한듯한 이 기분은 차기[茶氣]도 아니야. 정말 봄기운인가-. 아침에 다녀온 에스메랄다에서 너무 이쁜 길고양이 녀석을 만나 인사한 그 순간부터. 주머니시계를 가진 토끼를 만난 앨리스 모냥.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두근. 봄이구나 싶은 화사한 색감들에 취했다. 게다가 오랜만에 tarot reading 까지. 이러니 취하지. 아니 취해서 한 짓일까-.

그런 날 왜 있지 않나. 뭔가 이유없이 두근거리는 날. 곁의 이에게 자꾸 얘기하고 싶고, 뭔가 해주고 싶은 날. 쿠로마저 없는데. 때 마침 j 언니와 함께 장을 본 날 샀던 모시조개가 눈에 들어와. 이 녀석은 언제가 제철일까? 조개니까 역시 추울때? 하지만 오늘만큼은 내게 봉골레는 봄의 음식이다. 진하기도 담백하기도 한 봉골레 파스타. 내 집은 심란하다. 마침 언니가 출장다녀오는 길. 언니 파스타 해줄께- 했더니 너무 좋아해. 데릴러 온대 :) 모시조개 한팩, 통후추, 절대 그냥은 마실 수 없는 일년은 더 된 화이트와인, 그리고 함께 마실 대홍포, 우려 마실 개완, 조금 나눠 줄 국화차. 이렇게 주섬주섬 챙겨들고 언니 집으로.

신선한 조개만 있다면 굉장히 간단하면서도 막강 flavor 를 낼 수 있는 봉골레 파스타. 매운고추 조금, 통마늘, 파스타, 먹다 만 화이트 와인, 모시조개.만 있으면 굉장히 쉽다. 원래라면 빨강 말린 고추.를 써야겠지만. 그런거 없어. 매운걸 좋아하는 언니가 사들고 온 청량고추 씨를 빼고 송송 썰어두었다. (무려 3개나..-ㅠ-) 올리브유를 두르고 팬을 살짝 달구어 통통 쳐내 살짝 짓이겨 준 마늘과 썰어둔 고추를 넣고 매운 향을 낸다. 마늘을 계속 두면 까맣게 타버리니 건져내어두 좋다. 어느 정도 향이 나오면 해캄해 둔 모시조개를 넣고, 소금&올리브유를 넣은 파스타 삶은 물과(옆에서 열심히 삶아지고 있는 파스타 냄비 뚜껑을 열고 퍼 담았다.-_-), 와인을 붓고. 뚜껑 닫아 가열. 모시조개들이 죄다 툭툭 입을 열기 시작하면 뚜껑을 열고 뽀얗게 우러나온 모시조개 육수에 삶아 둔 파스타면을 넣고 볶는다. 바질 플레이크 뿌리고, 소금 간 하고, 통후추 왕창뿌려서 먹는다. 참. 실은 언니의 훼이보릿인 새송이 버섯도 조금 찢어 넣었다.  



조개가 듬뿍 있어 보이는 녀석으루 하나 더. :)




아래 녀석은 역시나 레프트오버푸드. 사실. 둘이서 먹기에 조개 한팩은 조금 모자라서 파스타 면을 1.5인분 정도만 넣어 나누어 먹었다. 아쉬운 김에 만든 새송이 버섯 요리. 이건 소테.일까나. 흠.. 우선 마늘과 고추를 넣어 올리브유에 볶다가 파스타 삶은 물을 왕창 넣고.(새송이 버섯이 잠길 정도), 찢어둔 새송이 버섯을 넣고 뚜껑 닫아 좀 끓이다가 먹다 남은못 먹게 한 파스타 국물.을 싹싹 긁어 넣어 (소스가 흥건한 파스타를 했다) 뚜껑 닫고 끓인다. 바질, 소금 간, 역시나 통후추 왕창. 이거야 말로 접시에 이쁘게 담았건만 포크 들고 눈을 반짝이며 기다리는 언니 보기 민망해서. 이렇게 흔들린 사진 한장 찍고 말았다.  




봄이라서 일까. 아니면 아까 그 reading 때문일까. 아니면. 아니면?? 그러면서도 맘 한켠이 묵직한 이유는..




by skalsy85 | 2008/03/19 03:00 | 飮食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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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onnie at 2008/03/19 10:07
네 소테.. ㅋㅋ
그나저나 봉골레 -_- 흑..
갈수록 파스타에 대한 열망을 가중시키시는군요.

저 -_- 바질페스토 다 먹어버려서. 그리고 요즘 토마토 소스 만드는 게 귀찮아서. 지난번에...코스트코가서 프레고 엄청난 양.. 2 개 셋트 사왔는데..어찌 다 먹을지..흑.
Commented by skalsy85 at 2008/03/19 10:19
Connie님//아앗. Connie 님이 근처에 사셨더라면. -ㅅ-.

참. 토마토 소스. 그거 마리나라 소스 맞지요? 그거라면 걱정마세요. 전에 만들었던 홍합스튜. 그거 한번 만들면 한병이 통째로 날아가니까요. :)
Commented by Connie at 2008/03/19 10:41
그럼 저도 홍합스튜에 도전! ㅋㅋ
Commented by 쿨한양C at 2008/03/19 11:52
전 홍합밥이나 홍합국에 도전 ㅡㅡ;
Commented by skalsy85 at 2008/03/19 12:07
Connie님//좋아요. 반드시 주변 분들을 불러서 와인과 함께 술판도-!
Commented by skalsy85 at 2008/03/19 12:08
양c님//음. 홍합 넣은 미역국 원추요- :)
Commented by dearami at 2008/03/19 13:15
전 홍합전골..ㅎㅎ
Commented by skalsy85 at 2008/03/19 17:11
dearami님//홍합으루다가 전골.한다는 소리는.음..-_-;; 하지만 요리란게 역시 만들면 장땡. 만들어 보세욤~ +_+
Commented by catail at 2008/03/19 22:32
봉골레 확 당기네요.
내일 해먹어야지- 랄랄라
Commented by skalsy85 at 2008/03/20 00:14
catail님// 전 오늘 홍합이랑 시금치를 잔뜩 넣은 파스타를 먹었어요. 헤헤. 공사 때문에 집이 아직 정신 없어서. 밥, 찌개. 이런거 절.대. 할 수가 없어요. 흑흑. 맛있게 드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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