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6월 14일
보내고 그리는 정은.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황진이의 시조 중. 어져 내일이야. 의 한 구절이다. 그녀가 어떤 심정으로 이 구절을 썼는지는 모르나. 이 글귀를 보고 내게 바로 떠오른 것은. Grey's Anatomy 에서 엘렌 폼페오가 분한 메레디스엘리스 그레이 였다. 어릴적 눈 앞에서 애인과의 결별로 인한 엄마의 자살시도를 목격하고. 그로 인해 타인과의 관계맺음.에 겁을 내는 사람이다. 본인은 절대 의식하지 못하지만. 상대를 쳐내는 건 그녀 자신.이었는데. 왠지 내가 그짝이다 싶어서. 물론 원인은 다르겠지.
참으로 사설이 길었다만.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이 구절이 내게는 어찌 들리냐-하면은 그야말로 그 동안 내 삽질에 대한 brief.랄까. 내 손으로, 내 입으로 그들을 되돌리고. 그리고 돌아서는 그들을 향해 손을 뻗고, 그 등을 보며 울부짖는 꼬락서니. 라니. 그 정을. 내 속에서 절대 쳐죽지 않을 그 정을. 도대체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니 떠나 보내고. 또한 되돌아 오는 이를 돌려 보내고. 그러고도 그리는 그 정을. 그 마음을 어찌 알 수 있어.
그들은. -나의 x 들과. 그리고 하다못해 그 보험 녀석 역시- 내게 손 뻗었어도 나는 그 손을 잡지 않고 눈 감고. 아니 감은 '척' 한채로 짐짓 모른척 쳐낼 뿐이었다. 1st 그와 헤지고 나서 그는 미국으로 갔었고 내게 계속 연락을 했다. 내가 2nd 와 헤졌을 때 그는 다시 돌아왔었고 내게 손을 뻗었다. 수십번. 알고 있었지만 나는 몰랐다. 내가 손을 뻗고 싶었을 때. 결국 곁에 둔 이를 뿌리치지 못하고 결국 그의 손을 잡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손 뻗었던 순간. 그 역시 내게 손 뻗었지만. 결국은 내가 또 망설이며 그를 쳐냈다. 황당하지. 내가 손 뻗고, 내가 뿌리치고.그 역시 손을 뻗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나쁜년. 그리곤 그 이후로 계속 이 삽질이란거지. 물론 1st 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란 것도 문제.-_-; 물론 가장 큰 짐.이긴 하지만. 애니웨이. 뭐랄까. 이유도 모른채 계속 굴려야 하는 시지프스의 돌덩이처럼. 정상까지 굴려 올라가서 이젠 끝이다 싶지만 결국은 다시 굴러 떨어져서 끝없이 반복해야하는 저 헛짓. 뭔가 잊을만하면 떠오르고 하는 건. 뭐. 이러니 도대체 나의 문제는 뭐-!
내 생각엔. 나는 자기애가 너무 강한 사람이어서 나 밖에 모르는게 아닐까 싶다. 나 자신과 상대를 두고 저울질을 해야할 때엔 무조건 나.자신이다. 가장 심플하고 명료한 예로 내가 유학을 가고 싶었을 때.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던 졸업반 때 미리 그를 쳐낸걸 보면 나도 참으로 독한년이다. 나도 모르는 뭔가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방해가 된다는 생각을 하면. 나도 모르게 쳐내버리는 듯하다. 친구 녀석도 마찬가지이다. 그 녀석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려 하지 않는 것은. 당장 눈 앞의 감정 해결보다 그 관계가 내게 미칠 영향들이다. 얽혀있는 다른 관계에 있는 지인들에게 blame 당하고 싶지도 않고. 그 녀석과의 관계를 얻기위해 나를 희생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그 녀석이 아닌 그 누구라도. 내 본심은 내가 최고이고 절대로 나를 다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먼저 고백해본 이도 있었지만. 결국 그가 내게 호감이 있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벌인 약은 행동일 뿐이라는건. 이기적인 나 자신에 대한 반증일뿐. 도대체 보내고 그리는 이 정. 따윈 왜 생기는거냐고. 다른 한쪽도 갖고는 싶은거지.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는 주제에 결국엔 무조건 난 내편.
여유로우나 메마른 남편과, 거칠고 건조하지만 뜨거운 청춘. 혹시 이런 선택의 상태에 놓여있다면. 난. 뻔하다.
# by | 2008/06/14 20:57 | anonymous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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