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7 05:21

아... 日床

1. 어제 밤사이 정말 하늘에 구멍이 뚫린것처럼 비가 쏟아졌다. 자다가 빗소리에 한번 깨어났지만, 역시 어둑한 침실에 흘러드는 빗소리처럼 좋은 ASMR 은 없는듯. 또 다시 잠이 들었다. 불면증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생겨나곤 하는데 한참을 고생하다가 비가 오니 이렇게나 잠이 잘 오네. 

2. 동생이 사줬던 fitflop 을 잃어버렸다. 멍청하게도 운동 끝나고 짐에 두고 그냥 와버렸어..ㅜ.ㅜ 운동할 때는 실내에서만 신는 트레이닝용 슈즈를 신고, 샤워하고 수영장을 돌아다닐 때에는 그냥 올드네이비에서 세일 할 때 산 $3짜리 플립플랍을 신는다. 그날은 핏플랍을 신고 가서, 락커에 벗어뒀다가 샤워하면서는 플립플랍을 신고 나가기 전에 갈아신고 쪼리는 가방에 얌전히 넣어서 들고왔어야 했는데... 안 갈아신고, 그냥 신던거 신고 나와버렸다.. 내 핏플랍은 걍 라커룸 어드메에.. 다음날 생각나서 아침에 전화했더니, 없단다...어떤 x 가 내껄 신고 갔구나. 썪을 x. 발가락+발톱에 무좀이나 걸려서 평생 낫지 마라. 

3. 요새 이상하게 다 시들한 그 병이 너무 오래간다. 아니. 일상생활은 크게 무리가 없는데.. 그냥 개인적인 내가 그렇다. 하- 웃긴다. 웃기는 표현이네 개인적인 나. 라니.. D 씨와 함께 있을 때의 나, 동생이나 다른 가족과 있을 떄의 나, 혹은 친구나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의 나.가 껍질을 하나씩 둘러싸고 있는 나라서 그런 모습은 크게 무리가 없는데.. 정말 나 혼자 있을 때의 나. 그게 내가 생각하는 개인적인 나.인가보다. 아. 진짜 피곤하게 산다, 나.. 난 평생 이렇게 살다 죽을 듯. 어쨌든 그렇게 혼자 있을 때면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으네..

4. 위에서 말이 나온김에, 곧 있음 부모님이 오신다. 근데.. 그게 내게는 생각보다 스트레스이다. 한국에 가기 싫어하는 이유와 맞물리는데, 그렇게 되면 개인적인 나. 의 상태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없어지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당연히 감사하고 고맙고, 생각하면 눈물도 나고 그렇긴 한데.. 나는 그냥 혼자 있는게 제일 편한 사람이다. 그나마 결혼하고 나니, 정말 의외로 D 씨는 괜찮다. 그냥 그래야 하는 사람이다. 라는 옵션이 내부에 생겨서 그런지. 근데.. 아.. 엄마는 나와 아주 많은 감정적 유대가 있는 사람인데, 그만큼 약간.. 불편하다. 아니 불편하다기 보다는.... 표현을 잘 못하겠는데 하여튼.. 그렇다. 조금 더 생각을 하면 그 감정을 정확히 끄집어낼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동생은 엄마와 아주 비슷하다. 성격이 비슷해서 자주 싸운다. 나는 그래야 하는 상대에게는 가능한 나를 갖다 맞춘다. 내 부모님이나, D 씨의 부모님들. 같은.. 혹은 친구들이라도. 선의로 내가 좋아서 그러는 경우도 있고, 귀찮아서 그러고 마는 경우도 있다. 엄마의 경우 위의 두가지가 혼재되어 있어서 아.... 그래서 엄마는 동생에게 서운한 감정을 자주 느끼고, 나는 그 가운데에서 중재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너무 피곤하다. 오히려 내가 동생보다 더 진정성이 없을지도 몰라.

5. 이런 내가 애가 있으면 어떻게 되는거지..? 하루종일 아이에게 내 모든 관심이 집중되어야 할텐데, 사랑스러운 그 족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지.. 아니면. 정말 그냥 받아들여야하는건지 아직도 모른다. Dr.G 는 가장 중요한 것은 너의 선택.이라는데 왜 나의 문화는 그렇지 않은가........ 끔찍하다. 그냥. 순전히, 온전히, 나의 권리를 존중받지 못하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