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들어보고 싶었던 반미 Bánh mì. 보통 미국에서 반미라고 하면 죄다 베트남식 돼지불고기랑 무+당근 샐러드(식초소금설탕 넣고 달콤새콤하게 무친 생채) 각종 야채랑 풀떼기(고수) 등을 넣고 만든 샌드위치를 말한다. 하지만 베트남 말로는 반미 자체로 빵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한동안 베트남이 프랑스의 식민지령이었던 과거가 있어 그 문화를 받아들여 만든 베트남식 바게트를 말한다. 샌드위치 해먹기 편하게 보통 쁘띠 사이즈로 많이 만드는것 같고 조금더 소프트한것 같아. 사실 프랑스식 바게트 먹어본지도 오래됬고, 기억이 잘 안남. 어쨌든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 아. 대학교 1학년 때 먹었던, 리치몬드에서 갓 나온 바게트는 맛있었지. 음..
어쨌든, 일단 만들어봤는데, 계량하다가 실수해서 또 레시피는 저너머 멀리 어딘가로 가버렸다...ㅜ.ㅜ 원래 유튭에 몽실빠삭이라는 분의 레시피를 참고해서 만들었는데, 나는 발효종을 첨가해서 만드느라 물이랑 밀가루 양을 아주 섬세하게(..) 조절했어야 하는데, 순간적으로잘못해서 르방이 왕창. 한 20~30g 은 더 들어가서... 그때부터 망크리. 미친듯 밀가루를 더 넣었는데.. 도대체 얼마나 더 넣었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2번 하고 뭔가 얘기하다가 반죽기를 너무 돌려서 글루텐이 거의 찢어지기 직전까지 반죽을 한 것 같은 느낌적 느낌. 휴... 버리려다가 밀가루가 아까워서 추운 바깥 deck 에서 하룻밤 재웠다. (냉장고에 그 반죽을 넣을 공간이 없어서)
여튼 볼륨이 조금 더 살았으면 좋겠지만, 일단 희한하게 맛은 있네.. 하하하. . 까탈스러운 1번이 버터 발라도 먹고, 샌드위치로도 먹었는데, 특히 샌드위치로 엄청남! 반미 샌드위치 말고 그냥 허니 베잌드 햄이랑 레터스, 치즈, 토마토, 넣고 만든 샌드위치. 사진은 개판인데, 너무 맛있었다. 별로 기대가 없었어서 더 그른가.ㅎㅎ 너무 맛있어서 수업듣고 있던 1번한테 사진찍어 보낼 뻔.

하룻밤 재우고 브레빌 오븐에 발효기능 틀어넣고 한참을 발효시킨 후 여차저차 겨우 성형한 애들. 얘는 거의 3차발효까지 하는 레시피인데 마지막인 성형 후 발효과정 들어가기 직전. 성형할 때도 진짜 덧밀가루 엄청 뿌려야 했다. 하지만 몽실빠삭님 영상에서 보면 절대 안 그럼. 반죽 표면도 엄청 매끈매끈. 내껀 울퉁불퉁 완전 개난리임.

얘는 마지막 3차 발효 끝나고 칼집 넣고 오븐에 들어가기 전.

요거 하나 제대로 칼집 냈다. 위에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반죽상태가 좋지 않아서 칼집내기도 힘들었다.

희한하게 볼륨은 적은데, 생각보다 크럼은 괜찮단 말이지.. 떡진데도 없고, 과반죽한것 같은 느낌인데, 일단 글루텐이 잡히긴 잡혔는지, 들러붙은데 없는게 어디냐며.

껍질도 얇고, 바삭하고(일단 오븐에서 나온지 얼마 안됬으니까) 크럼도 부드럽고. 근데 실제 그 분 유튭에서 보면 빠삭빠삭 소리가 장난 아님.

저렇게 안되는 반죽가지고 끙끙거리느라 밥을 못 챙겨 먹어서 결국 퀵하게 해먹었던 이탤리언 소세지. 저렇게 빵 한 무더기 쌓아두고 그 앞에 앉아서 냠냠 먹었다.

나중에 다시 한번 해봐야겠다. 지금 냉장고에 남은 나머지 반죽으로는 내일 피자나 만들어서 없애고 처음 계량부터 좀 차근차근. 좀 해보면 다음엔 더 잘 나오겠지. 잘 부풀어서..ㅜ.ㅜ 그나저나 반미에 들어가는 베트남식 돼지불고기도 엄청 맛있던데, 걔를 찾아서 만들어볼까봐. 무..는 없지만 당근으로 죄다 대체하면 되겠지??
덧글
여튼, 답이 긴 이유는 저도 잘 몰라서 입니다.ㅎㅎ 잘 알면 명쾌하게 알려드릴텐데, 아마.. 이거일꺼예요. 라는 식이라서요. 제가 먹어본 경험으로 말씀드린거예요! =) 그리고 프렌치 바게트는 일반 오븐으로는 잘 굽기가 오지게 어려워요.. 사워도우랑 비슷하게 어렵더라고요 ㅜ.ㅜ